협회별로 대책 마련 온 힘…어렵지만 희망은 있다
도매, 온라인 쇼핑몰·2세 진출 증가 긍정적 원단, 블랙리스트 공유·악성 고객엔 소송도 봉제, 의류업체와 공생하며 시장확대 나서야 '위기는 곧 기회'라 했다. LA 다운타운 자바시장 한인 업주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의류도매업, 원단업, 봉제업 등 자바시장 관계자들은 문제점 파악과 함께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각 업계 협회 측도 상생 코드로 업주들을 도우려 하고 있다. 자바시장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은 이유다. ▶시장확대·온라인 투자 온라인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시대 흐름에 따라 자바시장도 변화가 필요하다. LA 페이스마트에는 이미 적지 않은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이 들어섰다. 한인의류협회(회장 이윤세) 측은 "온라인 쇼핑몰만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만 100개가 넘었다"고 밝혔다. 2세들을 내세운 주류시장 공략도 효과적일 수 있다. 샌페드로 패션마트 협회 돈 이 회장은 "20~30대 젊은 2세들의 자바시장 유입이 늘면서 주류 시장 진출 등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체감경기는 나쁘지만, 2세들을 내세운 자바시장의 미래는 밝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자바시장 관계자도 "1세들은 매출 확대에 한계가 있다"며 "언어 장벽이 없고 미국 문화에 친숙한 2세들이 나서면서 매출이 늘어난 업체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뷰티크 업체 확보도 생존 방법이다. 한 업주는 "뷰티크 업체는 위험부담이 적다. 몇몇 업체가 수금이 되지 않아도 심각한 타격은 없다"며 "하지만,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블랙리스트로 불량고객 차단 지난달 13일 오후 8시, 한인 원단협회(회장 클라라 박) 관계자 15명은 LA 한인타운 한 식당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었다. 한인 원단업체들의 현 이슈들이 논의됐고 상생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박 회장은 교육 세미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는 것이 힘'이기 때문이다. 협회 측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한미 FTA 세미나와 지적재산권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법률전문가와 LA 총영사관 관세영사가 세미나에 참석해 힘을 보태게 된다. 이날 회원사들은 또,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 회원사마다 나눠준 종이에 불량고객을 적었다. 30일 이상 결제를 미룬 업체, 60일 이상 결제를 미룬 업체, 바운스 체크를 발행한 업체, 소송중인 업체 등 항목도 다양하다. 이 종이에 적힌 불량고객들을 김유진 부회장이 데이터화 해 기록으로 남긴다. 그리고 회원사들과 공유하게 된다. 의도적으로 결제를 미루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법적 소송도 서슴지 않는다.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 대응이다. 협회 관계자는 "자세한 고객 정보 파악이 중요하다"며 "신용이 쌓이지 않은 신생 업체라면 아무래도 주문을 받는 것이 조심스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적정 단가 찾는 문화 정착 중요 요즘 봉제업체들의 최대 고민은 주·연방 정부의 단속이다. 일단 단속에 걸리면 경제적 타격이 크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이같은 단속의 여파가 뼈 아프다. 물론 법을 지키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봉제업 관계자들은 법을 알면서도 지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반문한다. 최저임금, 오버타임을 다 지키고 나면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특히, 7월부터 최저임금도 시간당 9달러로 오른다. 이 같은 현실 속에 연방 노동청과 이스트LA 칼리지(ELAC)가 이달 중에 봉제업체 종사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핵심은 봉제업체와 의류도매업체 간 처음부터 적정 단가를 맺게 해 오버타임 미지급 및 최저임금 등의 노동법 위반 사례를 줄이자는 취지다. 이 프로그램은 봉제업체 종사자들이 실제 작업 현장에서 꼭 알아야 할 법률상식과 의류업체와의 계약 체결시 단가 책정 방법, 비즈니스 성공 비결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방 노동청 헤스터 주 어시스턴트 디스트릭 디렉터는 "단속을 해보면 최저 임금, 오버 타임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는 봉제업체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며 "이를 사전에 막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쉽진 않지만 시장확대도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미주 한인봉제협회 이정수 회장은 "자바시장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의류업체들과 공생관계를 찾고 시장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기자